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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展 관람 후기 (마이아트뮤지엄)
    일상/문화 2023. 11. 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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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미술관에 가고 싶은데 너무 딱딱하지 않은, 그렇다고 미디어아트 전시는 아닌

    그런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삼성역 바로 옆에 있는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展을 하고 있어,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그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들어가기 전 전시설명 요약

    뉴욕타임스, 구글, 페이스북, 구찌 등 세계적인 브랜드가 사랑하는 일리야 밀스타인 국내 첫 대규모 기획전이 열렸다.

    일리야 밀스타인은 놀라운 디테일과 함께 맥시멀리즘 화풍으로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 디테일에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묘한 울림을 주는 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최근 한국의 LG전자 광고를 통해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됐는데 이를 통해 작가는 국내 팬들의 관심도 한몸에 받고 있다.

    마이아트뮤지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와 특유의 미시적 세계관을 탐험하며 그의 행선지를 추적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에는 작은 것들의 존재감과 매력이 눈에 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의 압도적인 디테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을 ‘보기’보다 ‘읽게’끔 유도한다.

    출처 : ‘보기’ 보다 ‘읽게’ 만드는…일리야 밀스타인 : 기억의 캐비닛展 개최 中 일부 발췌

     

    전시개요와 작품설명, 그리고 여러 후기들에서 말하는 '보기'보다 '읽게'끔 유도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어떤 느낌을 의미하는 것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입장

    전시 제목이 '기억의 "캐비닛"'인 만큼, 팜플렛이 캐비닛 모양인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말이라 그랬던건지, 이른 점심시간에 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 오후임에도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입장 티켓도, 전시 팜플렛도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과 공간

    사진촬영 가능한 전시임을 알립니다.

     

    농장에서(On the Plantation) ©Ilya Milstein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작품에서부터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농장의 수많은 일꾼들에게 드리워진 그림자,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그림자가 없어 크게 대비되는 중앙의 흰정장의 사내. 전혀 표정이 보이지 않는.

    '농장에서'라는 제목보다는 'Plantation'이라는 제목을 보니 더 대비가 극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아, 이게 작가의 사회적인 메세지인가?'싶다가도

    마치 웃는 것 처럼 보이는 표정을 짓는 한 일꾼의 존재를 읽었을 때, '이건 비판의식이라기보다는 관조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니, 애초에 웃는 표정이 맞긴 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색(Rumination) ©Ilya Milstein

    요즘 같이 추운 계절에 반복해서 보고싶은 작품입니다.

    눈 내리는 창 밖을 보며 포근한 방 안에서 책과 커피를 즐기고 싶게하네요.

     

    다리 ©Ilya Milstein

    여러 브랜드가 사랑하는 예술가라는 설명에서처럼, 커미션을 받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위의 작품, "다리"였습니다.

     

    언어 학습용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인 듀오링고에서 이디시어 학습서비스 개시를 기념으로 커미션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유대인의 어느 마을과 미국의 어느 마을(설명에선 뉴욕이라고 했었나요)의 모습이 이분되어있지만 

    서로 손을 마주대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듀오링고의 커미션 작품이라는 설명문을 읽기 전까지, 이 작품이 커미션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서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잘 모르고 봤던 작품이나 컨텐츠에 울림이 있었고, 알고보니 그 작품, 컨텐츠가 광고였다니!

    그 광고, 브랜드에 빠져드는 감상을 받게됩니다.

     

     

    Special Cabinet (티레니아 해 옆 서재 테마) ©Ilya Milstein

    이번 전시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 중 하나는 작가의 소통의지였습니다.

    전시공간 기획에 일리야 밀스타인이 직접 참여했다고 하네요. 혹은 전시기획자의 노력과 능력일 수도 있죠!

     

    작가의 인기 작품 티레니아 해 옆 서재를 재해석해서 새로운 전시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공간에서 작가의 스케치, 오리지널 드로잉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름모를 스케치 ©Ilya Milstein / 벙쪄있는 모습이 마치 프사로 삼고싶은 모습입니다

     

    인류 이후에(After Men) ©Ilya Milstein

    지금까지 인간 중심의 작품과 테마였다면, 마지막은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테마입니다.

    그런만큼 전시장 내 인테리어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바닥에 잔디가 깔리고 의자와 기타 사물 위에도 식물들이 자라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각 작품들 역시 따뜻하고 귀여운 감정입니다.

     

     

     

    마치며

    요즘의 많은 전시가 그렇긴 하지만, 각 전시작품과 전시공간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연출에 신경 쓴 것이 느껴졌습니다.

    각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뒷배경과 조도, 그리고 그 덕에 각 작품들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미술 및 전시에 조예가 없는 제 개인적인 감상일 뿐인데 관련 업계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테마는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들이 메인인 만큼, 지금까지의 인테리어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시가 전개되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작품들 안에 세부적인 요소들이 그려져있어, 자세히 보면 볼 수록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맥시멀리즘, 그리고 '보기'보다 '읽게'끔 유도한다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귀여운 느낌의 작품이 많았다는 점에서 너무 제 취향이라 마음에 들었던 전시였습니다.

    그 기세로 굿즈도 몇 개 사고 싶었는데 정작 굿즈는 제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던 작가의 작품들을 가볍고 재밌는 마음으로 부담없이 만날 수 있었던

    좋은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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