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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기)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
    일상/문화 2024. 6. 2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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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오래전부터 당신같은 책을 기다려왔다우

     

     


    얼마 전 알라딘에서 책 펀딩이 있었다.

     

    X(구 트위터)에서 가영이짤로 마무리하는 논문이 있다는 풍문을 들은적 있었는데 그게 출판된다고 하더라.

    목차 보고 바로 질렀다.

     

     

    다 아는 밈들이구먼

     

    책에서 다루는 밈들은 거진 다 아는 밈들이다.

    설령 그 유래와 어둠의 출처는 몰랐을 지언정,

    SNS, 커뮤니티를 좀 활발히 했던 2030이라면 어렵지 않게 들어보고 봤을 법한 밈들이다.

     

    방대한 밈 백과사전을 바란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책이다.

    시무룩

     

    단, 이건 작가가 첫 페이지부터 밝히는 내용이다.

    실망했다면 바이럴 마케팅을 욕해보자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마케팅을 보진 못했다)

     

     

    이 책은 한국의 밈들을 정리한 백과사전이 아니다. 애초에 저자의 석사논문에서 시작한 책이다.

    그걸 바랐다면 나무위키-밈(인터넷용어)/대한민국 페이지를 들어가보자.

     

    한국 밈들의 계보 자체보다는, 밈을 매개체로 살펴보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미디어철학을 주로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좋아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미디어 담론,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고찰, 담론에 대한 내용을 읽을 필요는 그동안 느끼고 있었지만 도저히 손이 가지 않았다. 

    펀딩 소식을 듣고 마침 잘됐다 재밌겠다 읽어보자 싶었다.

     

    참 쉽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일기가 참 쉬웠다.

    물론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쉽고 이해가 빠르고 그렇다는건 아니다.

     

    난 전공자가 아니니까(핑계) 읽고 그대로 머리에서 빠져나간 내용들도 적잖게 많다.

     

    그래도 미디어 수업, 철학 수업들의 자료들보다는 훨씬 잘 읽힌다.

    학점때문에 철학 교양수업을 듣던 사람들은 라캉의 실재, 상징, 상상계를 이해하기 얼마나 힘들었었나?

    적어도 그때보다는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밈들이 이해를 도와준다.

     

     

    그 외에도 밈의 생애주기, 밈이 인터넷과 사회에 미치는/끼치는 영향 등을 과하지 않게 설명한다.

    단, 각 단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은 좀 덜해서 아쉽다.

    하지만 그게 또 입문서로서 역할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특히, 중간중간 밈을 소리소문 없이 사용해서 설명할 때가 있는데, 알면 알 수록 더 재미를 느낄 것이다.

    저자는 이런 눈치빠른 꼬맹이들을 좋아할 것이다. 그들을 위한 선물이 곳곳에 윌리처럼 숨어있다.

     

    저자의 과거와 현재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후기의 후기

    책이 책인만큼 가능한 많이 밈을 섞어서 후기를 작성하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포기했다.

     

    인문연구 아무나 하는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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